『나는 오늘 나에게 ADHD라는 이름을 주었다』 신지수 지음 - 보루가 수집한 밑줄
- 모든 정신장애와 심리 치료의 시작은 증상에 대한 올바른 명명과 인정에서 비롯된다. … ADHD라는 이름을 갖고도 잘 살아보자는 마음으로 책을 썼다. 우리가 서로의 희망이 되어주길. 4,7p 머리말 중에서
- ADHD 여성 환자에게서 ‘완벽주의’ 경향을 확인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업무에서 잦은 실수와 느린 일처리 속도로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결과에 대해 과도하게 걱정하며 강박적으로 대처함으로써 혹시 모를 문제를 예방 하려 하는 것이다. 72p
- 나는 심리학, 정신의학이 더 인간 중심적이길 바란다. 그리고 ‘인간’의 범위 안에 여성이 포함되길 원한다. 여성이 불안정한 감정을 표현할 때도 마찬가지다. 그의 미성숙함을 탓하거나 그가 얼마나 히스테리적이고 연극적인지를 은근하게 힐난하며 성격장애라는 딱지를 붙이고 상황을 종결시키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 그를 얼마나 불안하게 만들었는지, 사회구조가 그에게 얼마나 위협적인지, 편견과 혐오가 그를 어떻게 흔들었는지 알아봐주길 바란다. 그가 도움을 요청할 만한 곳이 적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살펴봐주실 바란다. 135p
- ADHD 치료에는 통합적인 접근이 권고되는 편이다. 약물로 증상을 조절하면서 인지행동치료를 함께 진행한다. 환자는 일상에 대처하는 기술을 배우고, 자기 패배적인 사고와 낮은 자존감으로 손상된 자기상을 긍정적으로 재개념화한다. 사회기술훈련을 통해 다른 사람과 상호작용할 때 고려해야할 것들, 대인관계를 힘들게 만드는 요인, 나의 말이나 행동 그리고 결정이 다른 사람에게 불러일으키는 오해 등에 대해 이해하는 과정을 거친다. 또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다양한 방식을 연습하고, 이를 일상에 적용해보면서 그 효과를 살핀다. 시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방법도 배운다. 약속 시간에 맞춰 나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빨래 개기나 냉장고 정리 같은 일에 얼마만큼의 시간이 들며 그런 일은 언제 하면 적당한지 예측하는 등 사소한 일상을 관리하는 법에 대해서도 익힌다. 이는 모두 ADHD를 위한 인지행동치료에서 다루는 내용이며, 나와 같은 임상심리학자와 함께 한다. 158p
- ADHD를 자기 행동의 방패막이나 변명거리로 삼지 않으려는 몸부림에 가깝다. 우리의 자아는 다양하고 복잡하다. 그런데 그중에서도 ADHD의 특성만을 내 정체성이라고 말하고 싶지 않다. 171p
- ‘ADHD’라는 단어와 함께 병리적인 해석을 덧붙이며 나를 실제보다 더 취약한 사람으로 규정짓고 싶지 않다는 말이다. 그런 맥락에서 나는 ADHD로부터 자유롭고자 노력하고 있다. 172p
- 그러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이 친구와 나의 관계를 재점검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ADHD가 나에게 어떤 영향을 미쳐왔는가’ 생각해봐야 한다는 말이다. ADHD 증상이 내 기분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감정을 어떤 방식으로 표현하게 했는지, 내가 능력을 발휘해야 할 시점에 어떻게 방해했는지, 나의 인간관계에서 어떤 문제를 일으켰는지, 다른 환자들의 증상과 어떤 차이가 있으며, 나는 왜 이런 양상으로 ADHD를 경험하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지금 나의 사회적 위치는 어떠하며 앞으로는 어떻게 변할 것으로 예상되는지, 나는 무엇을 원하고 어떻게 이를 실현할 수 있는지 등의 질문을 던지며 나 자신을 이해하는 일도 필요하다. 그래야만 다른 사람이 아닌 ‘나’에게 적절한 전략을 세울 수 있다. 그리고 실수를 최소화 하면서 전진할 수 있다. 174p
- 나의 복잡성을, 그중에서도 ADHD와 나의 관계를 이해하고 나면, 나에게 진정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눈에 보이기 시작한다. 앞으로 유의해야 할 것, 내가 가진 자원들, 이를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 그리고 ADHD에 대해 더 알아야 하는 점 등이 명료해진다. 필요한 걸 아는 것만으로도 삶은 달라진다. 고립감과 두려움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 이 기분은 경험한 사람만이 알 수 있다. 175p
- 마감 날짜, 일을 처리하는 데 필요한 시간, 난이도, 효율, 다른 사람의 도움 필요 여부, 예상치 못한 문제의 발생 가능성, 완수와 미완수가 내게 영향을 미치는 정도 등을 객관적인 수준에서 분석할 줄 아는 훈련이 필요하다. 기분에 따라 일의 중요도나 처리 순서를 결정해선 안 된다. 모든 일을 거뜬히 해낼 수 있다는 비현실적인 기대를 버릴 줄도 알아야 한다. 모든 과제는 만족스러울 정도의 높은 질을 갖추지는 못하더라도 완수에 목표를 두는 태도가 필요하다. 199p